모욕죄와 사이버모욕죄
사실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모욕사건과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모욕사건 모두 형법 제311조에서 규제하고 있습니다. 즉, 일어나는 장소가 다르더라도 같은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사이버 모욕죄와 모욕죄의 성립요건인 모욕성, 특정성, 공연성은 동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혹자는 "사이버모욕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모욕죄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더라도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되며, 모욕죄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여러가지 다른점이 있기 때문에 비슷해 보이는 사건도 완전히 다른 결과가 도출되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모욕죄와 사이버 모욕죄의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오프라인 공간은 누구나 얼굴을 공개하고 다니기 때문에 얼굴은 그 사람을 대표하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지목을 당하여 욕설을 듣는 경우 특정성이 곧바로 성립되는 것이죠. 이에 반해 온라인 공간에서는 대부분 서로 마주하지 않은 공간에서 소통을 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설령 닉네임을 지목하여 욕설을 들었다 하더라도 특정성이 부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공연성 성립에도 관련이 있습니다 공연성은 피해자가 모욕당한 사실이 공연히 전파될 가능성이 있을 때 성립되는 요건입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얼굴이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한 피해자가 모욕당한 사실이 전파될 위험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설령 타인이 모욕당한 사실을 목격했다 할지라도 모욕당한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전파될 가능성 조차 없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욕사건의 경우 특정성이 부정되었다면 공연성도 부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법원에서 정리해주지는 않았지만, 논리상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경찰관들은 특정성과 공연성을 혼합하여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온라인 공간에서 본인이 인적사항을 공개하거나 사진이 게시되어 있으므로 특정성이 성립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오프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가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고 가해자를 특정하는 귀찮은 과정을 생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은 가해자가 특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의 정보를 알아내야 합니다. 다시말해, 가해자를 특정하기 위해 영장발부, 개인정보 취득 등의 경제적 비용이 수반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온라인 모욕사건의 경우 웬만하면 수사진행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럼 언제 수사를 해주냐고요? 상대방이 패륜적인 언행이나 심각한 성희롱을 했을 때만 수사가 원활히 진행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만 영장이 발부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온라인 상에서 발생한 모욕사건의 경우 모욕의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고 해서 가벼운 욕설을 온라인 공간에서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시면 안됩니다. 담당하는 수사관, 검사, 판사의 성향에 따라 사건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거울보고 말했을 때 기분이 나쁜말이라면 상대방에게도 하지 마세요. 모두 깨끗한 인터넷 문화를 만듭시다. 모욕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으신 분들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읽어보세요.
2019/05/01 - [사이버 모욕죄] - 모욕죄 성립요건(공연성, 특정성, 모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