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사건 경위
일주일에 한번은 패륜적 언행을 하는 유저들을 만나게 됩니다. 다른 욕설을 웃으면서 넘길 수 있지만 패륜적 언행을 하면 절대 참을 수 없기 때문에, 인적사항을 공개 한 후 욕설 중지 요청을 하였습니다. 인적사항을 공개하면 대부분의 유저는 욕설을 중지하는데, 이사람은 패드립이 더욱더 심해졌습니다. 심지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여 추가적으로 욕설을 하였으며, 전화를 끊은 이후에도 패드립을 지속하였습니다. 부들부들하는 마음이 부글부글로 바뀌는 순간 고소를 결심하였고, 영상을 녹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증거가 수집되고, 마지막으로 사과할 기회를 줬지만, 역시나 사과를 하지 않더군요. 결국 고소장을 작성하여 검찰청으로 접수하러 갔습니다.
형사조정
고소장을 접수 할 때 접수 받으시는 분이 "형사조정 하실껀가요?"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형사조정이 정확하게 어떤것인지 알지 못한 채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집에 오는길에 검색을 해서 '형사조정은 민사사건과 성격이 비슷한 형사사건을 원할히 조정하여 합의를 이루어 내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이미 형사조정을 하겠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형사조정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고소장을 접수한지 며칠이 지나고 형사사법포털사이트를 들어가보니 이미 검사처분이 완료된 상태였고, 검사 처분은 기소중지였습니다. 혹시나 각하처분이 된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에 불기소 이유고지를 청구했는데, 다행히 형사조정을 위한 기소중지 처분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검찰청에서 연락이 옵니다. 형사조정 일정이 잡혔는데 참여할 의사가 있냐라는 의견을 묻기 위한 전화였죠. 가해자의 얼굴이 궁금했기 때문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형사조정 날짜를 기다렸습니다.
바쁜 주중에 어지저찌 일을 마무리하고 검찰청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안오네요? 5분이 흘러 10분이 흘러 20분이 흘러 30분이 지나자 가해자가 등장합니다. 무려 30분이나 지각을 했지만,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상대방이 얼굴을 보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면 용서해 생각이 있었으나, 30분이나 늦은 사람을 용서해줄 성인군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지만, 조정위원분들이 그래도 왔으니 말을 들어보자고 설득하셔서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는 본인의 어려운 사정만 이야기할 뿐 사과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쓸데 없는 이야기가 듣고싶지 않아 말을 자르고 제가 할말하고 나와버렸습니다. "사과를 할 생각이 있으셨다면, 이렇게 늦게 도착하지 않으셨을 것 같고, 지금 당장 하는 말들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합의를 원하시면 00만원을 주세요." 그순간 표정이 싹 변하는 가해자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말을 하더군요. "저는 제가 그 돈을 드릴만큼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냥 벌금내겠습니다." 그 순간 저는 민사소송까지 가서 정신적손해배상을 청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검사 재배정과 재수사
형사조정이 결렬되면 이전의 검사가 다시 사건은 맡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검사가 배정됩니다. 그럼 검사가 바로 처분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찰서에 수사지휘를 내려요. 형사조정전에 고소인, 피고소인 진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거치기 위함이죠.
2주 만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사건이 다시 재기된 것을 통보해줬습니다. 그런가보다 하고 잊고 살고 있었는데 2주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가해자가 합의를 원한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는 보이스피싱인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욕을 심하게하고 형사조정에 늦게 나타나 당당히 말을 하던 가해자가 합의를 원한다고?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말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반성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합의해주세요"라는 말도안되는 말들을 하고 있더군요. 막상 사과하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많이 약해져서, 합의금을 받지않고 그냥 용서해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제가 그 돈을 받지 않는다면 이사람은 변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합의금을 받았습니다. 이제 이사람은 온라인 상에서 남들에게 심한 욕설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건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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